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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읽어주는여자

[시나리오 읽어주는 여자] 그대안의 블루(92), ‘나는 사랑이 싫다’ 요즘 쓰고 있는 시나리오가 실연에 관한 것이었는데, 방안에서 무미건조한 벽만 쳐다보고 쓰는 것이 힘들어 음악의 힘을 빌었다. CD를 찾는데 전부 게임시디다. 할 수 없이 싫어하는 사람이 구어 준 컴필레이션 CD를 트는데 ‘그대안의 블루’ OST가 귀에 꽂혔다. 못 본 영화인데도 이 익숙한 음악이 계속 거슬리고 가슴에 남는다. 그러다가 지하철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있는데 그 음악이 딱 흘러나왔다. 그런 인연으로 재고를 끝내고 ‘그대안의 블루’ 시나리오를 서초동 자료실에서 찾았다. 처음 기획단계의 시나리오에는 작의나 기획의도 그리고 시놉시스가 붙어있어서 그걸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완성된 시나리오에는 그것이 들어가지 않아서 대부분의 작품은 본문부터 읽을 수밖에 없는데 자료실에서 ‘그대안의 블루’의 작의를 추.. 더보기
[시나리오 읽어주는 여자] '차우(2009)', 스파게티 촌(村)극이라도 괜찮아 처음 가는 길인데도 어딘지 모르게 와본것 같은 느낌이 드는가 하면 매일 다니던 길인데도 낯설게 보이기도 한다. 영화로 치면 나는 후자의 영화를 좋아한다. 그래서 또한 약간의 기대감을 가지고 봤다. 감독의 전작이 라서이다. 시실리... 그때까지 한국영화에서 좀처럼 선보이지 않았던 혼합장르가 주는 막나가는 분위기를 잘살린 작품으로 기억한다. 호러와 코믹의 장르를 섞으면서 분위기는 블랙코미디정도? 또한 혼합장르의 성격을 띤다. 국내에서 제작하면 반드시 망한다는 그 ‘어드벤처’와 액션과 코믹의 믹스매치가 꽤 신선하다. 그래서 이름 한 번 지어봤다. 스파게티 서부극처럼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아 시실리, 삼매리, 등등 작은 마을들을 돌아다니며 뻘짓 좀 많이 하시라고. #한국적 스파게티의 장르로 부른데는 몇가지 이유가.. 더보기
[시나리오 읽어주는 여자] '애인(2005)', 내 남자 모르게 하나쯤 갖고 싶은 愛人 이 영화를 고른 이유는 홍보대행사에서 일하고 있는 언니가 작년에 개봉한 영화중에서 규모에 비해서 ‘애인’이 성공적인 홍보 사례로 뽑히고 있다고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돈을 들이면 광고, 공짜로 기사가 나가면 홍보라는데 이슈거리를 잘 잡아서 언론에는 많이 나갔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매체가 협조적이었으나 역시 흥행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내용면에서 좀 아쉬운 작품이지만 연말에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간 것이 가여워 한번 읽어보려고 한다. ! 영화가 하나의 문장이라면 영화에 나오는 소품과 배우가 내뱉는 말들은 앞뒤 댓구가 맞기마련이다. 별로 필요 없어 보이는 대사들도 나중에는 이유가 있다. 이것은 아무리 허접한 영화라도 딱딱 맞는다. ‘애인’은 영화에 뜬금없는 대사와 행동이 많이 있어서 저 씬은 왜 .. 더보기
[시나리오 읽어주는 여자] '혈의 누(2005)', 한국의 연쇄살인과 살인자의 마음 1. 한국의 연쇄살인 지지난 토요일에 “한국 살인사건의 유형분석”이란 주제로 황순일(경찰종합학교 수사학과) 교수님의 강의가 있어서 소재나 건져볼까 하는 욕심에 눈이 멀어 네오이마주 필진모임을 배신하고 충무로로 발길을 향했다. 우선 고대봉사건(1963년)이나 우범곤(1982년) 사건은 대표적인 연속살인 사건으로 피해자만 각각 6명과 56명이나 되었다. 이들 사건은 비교적 짧은 시간동안 이루어 지고 나름대로 살인 동기가 있었던 사건이다. 연쇄살인은 년대별로 대표적인 것을 사건일지를 통해서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김대두사건(1970년대), 김선자사건(1980년대), 경기남부연쇄살인사건(일명 화성연쇄살인. 86년부터 10년간), 지존파사건(1990년대) 은 연쇄살인에 속하는 것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뚜렷한 .. 더보기
[시나리오 읽어주는 여자] 송어(99), 우리를 참을 수 없게 만드는 것 세상이 참 좁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 겨울에 어느 감독을 만났는데 양식장을 운영한 적이 있다고 들었다. 아는 후배가 양식장에 와서 쓴 시나리오가 ‘송어’라고 한다. 그 감독과는 서로 대책 안서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몇 번 회의만 하다가 헤어졌다. 하기사 아직 데뷔 못한 작가와 데뷔 못한 감독이 무얼 할 수 있었겠는가. 처음 송어를 본 것은 케이블 TV에서 였는데, 그 감독의 사연을 듣고서 다시 보니 또 달랐다. 영화 속 양식장 주인과는 분명 다른 캐릭터였는데 남의 은밀한 사생활을 엿보는 기분이 든다. 이 영화는 고립이라는 특수한 상황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비겁함과 광기와 폭력을 잘 드러내고 있다. 보통 전쟁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인간의 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것들을 하나씩 꺼내서 보는 재미라고나 할까. 잘 익.. 더보기
[시나리오 읽어주는 여자] '안녕 UFO(2004)', 로맨틱한 남성들을 위해서 중학교 때쯤 아마 5층짜리 낮은 시영아파트에 살 때인 거 같다. 학교 마치고 집에 오니 베란다 유리창이 깨져있었다. . 언니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로는 고등학생쯤 되는 남자애 둘이 유리를 깼다고 찾아왔더란다. 공 같은 걸 던진 모양이었다. 당사자인 범인은 아주 잘생긴 남자애였는데 장님이었다고 한다. 그 학생이 동생과 와서 사과를 하는데 언니들이 참 불쌍했다고 얘기를 했었다. 미남에다가 눈까지 안보인다니... 그 때는 무엇보다도 나만 그 남자를 못 본 것이 못내 아쉬웠다. 영화는 시나리오를 본 후 봤는데,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랑 사뭇 달랐다. 그저 담담했던 대사와 지문의 행간 사이에 저런 화면이 나오다니 ... 좀 놀랐다. 그 신비한 느낌은 단지 이은주라는 배우에게서 묻어 나온 것일까. 버스 운전기사인 그 남.. 더보기
[시나리오 읽어주는 여자] '황산벌 (2003)', 역사의 유쾌한 상상 공부하면서 쓴 첫 번째 시나리오가 ‘솔병초입대명’이라는 말도 안되는 사극이었다.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하여 대사가 있는 등장인물이 스무명이 넘었었다. 전쟁도구나 방법이 있는 문헌을 찾기가 어려워서 나중에 몇 가지 병서와 박물관 유물을 참고했었다. 앞으로 주인공은 두 명으로 잘 아는 이야기를 쓰라는 주위의 충고로 그 뒤로 내리 로맨스만 써댔는데 역시나 필자는 ‘사극’이 좋다. 그 뒤로 로맨틱 드라마, 로맨틱 호러로 장르를 넓히고 있는데 다음은 로맨틱 사극을 써야겠다. 최석환씨가 쓴 ‘황산벌’은 아무래도 전쟁이야기를 풀어가다보니 소설처럼 여기저기로 이야기가 분산이 되어 끝에 힘을 잃은 감이 있는데, 다음 작품 ‘왕의 남자’에서는 제대로 인물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하거나 역사를 재해석하는 .. 더보기
[시나리오 읽어주는 여자] '우리 형', 싫은 건 싫은 기고·그래도 가족이다 아이가 ‘우리 형’ 본 사람은 알겠지만, 재미없는 영화다. 시나리오 역시 완성도는 있지만 재미없다. 일부 네티즌의 평대로 추석에 가족과 모여앉아 보면 딱 좋을 영화다. ‘우리 형’은 무엇 하나 튀는 게 없다. 마지막에 뜬금없이 누군가 죽는 것을 제외하고는 이상한 점이 한 가지도 없다. TV 드라마를 보듯 카메라는 무덤덤하게 사람을 보여주고 있어 스토리며 대사며 연기며 심지어 세트까지 모두 무덤덤하다.그래도 이 영화는 소위 진심이라는 게 느껴졌다. 그것이 감동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실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데 느낄 수 있는 가족에 대한 애증을 잘 나타내지 않았나 싶다. 아쉬움 둘 신선하지 않다는 약점은 이미 한 차례 지나간 영화에 대한 예의로 살짝 눈감아 주기로 했다. 그 대신 내용상 참으로 아쉬운 것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