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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수첩/메모

네오이마주 사건을 대하고


 


지난주에 생전 연락안하던 영화잡지에서 일하는 모모군에게 전화 한 통했다. 작년에 전화하고 처음이다. 물론 일 때문이었다. 그리고 모모 군과 함께 어울리던 사람들이 보고 싶어서 네오이마주를 방문했다.

나는 2005년 부터 2년간 네오이마주란 영화 웹진에 칼럼을 기고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시나리오 읽어주는 여자]란 칼럼을 운영했었다.  네오이마주는 한달에 한두번 ... 나의 세월과 노력이 고스란히 들어간 공간이다. 이곳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영화를 접하며 내가 얼마나 영화에 대해 무지한가 깨달았다. 이때 읽은 수많은 한국영화 시나리오들이 내게 무척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크레딧이 없으며, 아직도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이란 딱지를 떼지 못했다. 그렇다. 작가도 아니고, 작가가 아닌 존재도 아닌 애매한 상태로 여전히 머물고 있다.

소렌토란 이탈리아 스파게티집을 열고 또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으며 나는 자연스럽게 네오이마주와 결별했으며, 또한 영화 시나리오 쓰는 것와 완전히 거의 멀어졌다.

영화는 내 꿈이자. 또한 미련이자. 나의 살아갈 두번째 이유이자. (첫번째는 포뇨다. 물론...) 행복이고 고통이다.

친정집 같은, 네오이마주를 찾았다.

자유게시판은 난장판이 되었고, 전 편집장과 관련된 글들을 읽고서(http://artle.egloos.com/3181691) 나는 공황상태에 빠졌다.

내가 충격을 받은 이유는 3가지다.

사실 유무를 떠나서... 그분이 에디터에게 수업료 10만원을 받았다는게 가장 충격적이고,
두번째 성추행 추문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것,
그리고 세번째 네오이마주에서 그 긴긴 시간 (작년 9월에 사건이 발생했다는데 ...) 그 사건을 덮었다는 것이다.

나는 거의 초창기 멤버였고, 지금은 연락이 되는 사람이 없는데 아 나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네오이마주에 많은 도움을 주시는 모회사 대표님 말고는 딱히 전화걸 데도 없다. 손이 부들부들 떨려서 전편집장에게는 전화를 할 수가 없다.

만약 이 일련의 사태가 사실이라면 내가 무보수로 칼럼을 기고했던 2년의 기간은 헛된 시간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그곳에 몸담았다는 사실이 몹시 수치스럽다.

그리고 에디터로 일했던 피해자 분께 선배로써 몹시 죄송하다.
 

추신: 충격받은 세가지에 한 가지를 더하자면....  
        네오이마주는 비상업적인 공간으로 영화계(?)에 어떤 권력도 없는 곳이다. 더군다나 전편집장 
       또한 어떤 권력도 갖고 있지 못하다.  이를 피해 에디터가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전편집장이 영화계 입문을 도와주겠다고 한 것에 잠시 어이 상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