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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31개월 여아의 언어발달. "나는 네살인데 바다는 몇살이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


자식을 키우면 저절로 알게되는 말입니다. 작은 손가락을 만질때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대할 때마다 가슴이 두근두근 뛰고 기쁩니다. 네. 부모는 아이와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일명 콩깍지가 씌워지죠. 여자아이들은 말이 빠릅니다. 18개월부터 문장을 말하게 되었던거 같은데.

아무래도 부모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웬지 아이가 말을 좀 문학적으로 하는것 같습니다.

잊어버릴까봐. 언어발달 상황을 몇자 적습니다.

"나는 네살인데, 바다는 몇 살이야? "

몇주전에 한 말인데. 깜짝놀랐습니다. 파란바다. 모래사장. 대충 바다가 어떤건지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는 바다의 나이를 궁금해합니다. 엄마도 몰라. 다음에 바다를 만나면 물어보자....이렇게 답했는데...

요즘은 깜찍한 말들을 자주합니다. 제가 놀라는척하면 "아기... 어떻게 알았어? 하고 물어봐" 이렇게 말합니다.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보면 뭐라뭐라 말을합니다.

또 재미있는 표현이 있습니다.

어린이집에 가다가 비둘기가 날아가는 것을 보고는. "엄마. 비둘기가 햇님에게 갔어"
헉. 표현이 너무 멋지잖아.

관심받고 싶어하는 포뇨의 심정은 말로 잘 표현이 되는데요.
잘 놀고 있는것 같아도 말을 시키지 않으면.

"엄마! 우리 애기 어딨지? 하고 물어봐봐" 하고 채근합니다.
그럼 계속 '우리 애기 어딨지' 하고 물어봐주면 좋아합니다. "나. 여기있어요!" 대답을 잊지 않네요.

어린이집에서는 많은걸 배우지만 말하는 법은 엄마와 사이에서 더 많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왜냐면.
어린이집에 가면은 요리시간이며 칸타빌레(악기수업) 등 아이들이 잠시도 쉴틈이 없이 뭔가를 재미있는 걸 많이 합니다. 짬짬이 간식, 중식, 낮잠, 간식 시간까지 합하면 정말 바쁘지요. 장난감도 친구들과 내것과 네것을 갈라서 놀기때문에 정말 바쁩니다.

집에서는 그렇게 바쁘지 않습니다. 텔레비전을 볼때 빼놓고는 둘이 얘기하지 않으면 심심합니다. 그래서 100분 토론? 처럼 주고받고 계속 말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동화책읽고 그림그리고 블록쌓는것은 주된 놀이보다는 말하기 위한 보조수단?

직장다니고 살림하면 피곤해서 저도 말안하고 쉬고 싶지만,
아이는 쉴새없이 떠들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맞장구쳐주기를 원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기를 원합니다.

남,여의 차이는 정말 유아기 때 부터 존재하는 것같습니다.
조카들을 봐도 그렇고, 여자아이들은 관계지향적입니다.

같이 놀고 얼굴 쳐다보고 눈맞춰주고 얘기하는 걸 좋아합니다.

얼굴 찡그리고 있으면 "엄마, 왜그래? 화났어?" 물어보고 제 기분을 체크할 정도입니다.

공부보다는 신체놀이가 정서에좋고 머리발달에 좋다고 하는데...
저는 여기에 여자아이들의 경우 말하기 놀이(?)가 단연 최고의 놀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뭐하고, 뭐하고... 너무 바쁜 우리 아이들...
아이들도 쉬게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