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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사극 엑스트라 알바 후기입니다.

나름 평탄하게 살았다고 자부하는데, 이제 내 인생도 파란만장해질 모양이다! 


단기알바가 필요해서 여기저기 이력서를 넣고 있으니 조만간 새로운 알바도 해보지 않을까 살짝 기대가 된다.


아르바이트 구직사이트를 보고 모모사에 프로필을 등록하고 사극스케줄을 받았다. (이 바닥에서는 스케줄을 받는다는 표현을 쓰더라)


새벽 2시에 여의도역에서 모여서 출발했는데 한 50-60명 되는 사람이 모였다. 촬영지에 새벽 4시반 정도에 도착해서 한복입고 버선과 짚신 신고 (평민이라서...ㅠㅠ) 머리에 쪽을 지니 시간이 후딱 갔다. 이래저래 해뜨고서 한 9시경부터 촬영을 했던거 같다.




관광버스가 2대가 떠났는데 (아역빼고) 도착해보니 차가 3대가 더 와있더라는....


정확한 인원은 모르겠지만 수백명이 움직였다. 키가 크고 어린 사람은 기생분장도 하고 조금 일찍 도착하신분중에 몇명은 양반으로 분장했다.


난. 평민. ㅠㅠ 주막아줌마처럼 작은 가채라도 얹혀주길 바랬는데 그냥 쪽을 져서 그냥 뚱뚱한 아줌마가 되어버렸다. ㅠㅠ;


오다가다 인사하니 간호사인 언니들이 2명이나 있었고, 대학원 다니는 언냐도 있더라. ㅠㅠ; 애 다 크고 시간되신 분들이 자아실현 하러 오신분들도 있고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도 많았다. 



쉬는 타임이 있어서 사진찍다가 선배 보조출연자들에게 엄청 혼났다.  촬영이 시작되면 사진은 절대 찍으면 안된다고 한다. (연예인 찍으면 당연히 안되고.)


보조출연이라고 해도 이것만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배우같다. 리액션도 잘하고 의상도 꼼꼼히 챙기고 알바가 아닌... 뭐랄까? 나 예술한다? 그런 느낌이다.


두씬을 찍었는데 수백명이 다니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우리는 반장님이라고 불리는 엑스트라를 통제하시는 분의 지시에 따랐는데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씬 중간에 공연이 들어가는 장면이라서 여러가지 공연을 구경했다.





새벽2시에 모여서 밤 5시에 끝났는데 10만원 받았다. 흑흑... 돈 벌기 너무 힘드네.



딸아이와 비슷한 또래의 아역들이 하루 종일 고생하는 거 보면서. 내 딸은 배우시키지 말아야지. 하고 굳게 다짐함. 




끝으로 주인장의 사극 보조출연 팁이 있겠다.


1. 버선에 짚신을 신으면 발이 시리다.


: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수면양말도 챙겨오고 버선도 여러겹신고,   큰 개인 버선을 만들어 와서 신발위에 신더라능... 신발신고 버선 신으신분들은   남자 짚신을 신는 꾀를 냈다.



2. 타고온 관광버스에는 짚신을 벗고 들어간다.


 : 지푸라기 날린다고 엄청 또 잔소리 들음. 



3. 방한용품과 간식을 챙긴다.


: 점심은 밥차가 오는데 하루종일 배고프다. 춥지 않게 옷도 단단히 입고.

 폴라티는 안돼용~~ 아예 광목으로 보따리를 만들어 오신 분도 있다.


 촬영소품처럼 생겨서. 이 보따리에 개인 용품도 들고 다니신 다는.




끝으로.  스케줄만 받을 수 있다면 또 나가고 싶다~